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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거리에서 취객을 태우고 마들역으로

작성자
신 현조
작성일
2021-02-20 15:04
조회
531
어제 밤 10시가 조금 넘어서 포스코 사거리 부근에서 술에 취한 남자 한 명을 태웠다.
동부간선도로로 마들역에 가잔다. 교통상황으로는 아직 빨간 정체부분이 여러 곳 보인다.
가는 동안에 뒤쪽에서는 술에 괴로워하는 신음 소리가 들리고 이리저리 구르느라고 쿵쾅쿵쾅 거린다. 운전하면서도 뒷쪽이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 빨리 이 상황을 끝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든다. 밤 10시가 넘었으니까 오늘의 운행을 끝내고 집으로 갈까 하다가 한 번만 더 운행하고 끝내자 했는 데, 이런 취객을 만나다니 후회스럽다.

월릉교 부근을 지날 때쯤 뒷쪽의 소리가 조용해졌다.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들역에 도착하여 손님을 깨웠다. 좀채 깨어나지가 않는다. 몇 번이고 손님의 몸을 흔들고, 큰 소리로 손님을 깨웠지만 묵묵부답이다. 겨우 끙 하는 정도의 반응이다. 아! 빠르게 깨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주 부드럽게 사정조로 부탁을 했다. "손님 손님! 마들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도착했으니까 요금을 계산해주셔야죠? 요금을 계산하고 손님도 얼른 집에 가서 쉬셔야죠. 저도 빨리 되돌아가야 하고요." 손님이 애를 쓴다. 얼굴은 거의 세우지 못한 상태에서 지갑을 찾기 위한 것인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다가 몸 전체가 앞으로 꼬구라진다. 그러고는 반응이 없다. 이러기를 10여분 동안 계속했다. 더 이상 안 될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경찰을 불러야 겠다고 했지만 묵묵부답이다.

112번에 취객이 일어나지를 못한다고 신고했다. 5~6분 후에 경찰차가 왔다.
한 사람은 핸드폰을 찾아 열기 위해서 손님의 손가락 지문을 차례대로 대어 본다. 다른 한 사람은 손님의 연락처를 찾기 위해 배낭을 뒤져본다. 다른 한 사람은 손님의 몸을 붙잡고 주소를 묻고 처의 연락처를 묻고 계속 말을 시킨다. 그래도 한 10분 정도 아무런 것도 얻지 못했다. 이제는 혹시 생명에 이상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찰이 119 구급차를 불렀다. 그 사이에 다른 경찰 순찰차가 또 도착했다. 경찰차 2대에 경찰 6명이다. 또 조금 후에 119 구급차가 왔다. 구급요원이 손님의 어깨를 주무르면서 계속 연락처를 알아내려고 애를 쓴다. 그러고도 한 참 뒤에 꺼억꺼억 하면서 길가에 앉은채로 구토를 한다. 잠깐 정신이 조금 돌아와 겨우 핸드폰의 비밀번호를 말하고 그제서야 경찰관이 연락을 시작했다. 경찰관이 손님에게 택시요금을 계산해야 한다고 하니까 손님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서 내게 준다. 택시미터기에서 카드로 계산하고 영수증과 함께 손님에게 건네주었다. 다시 경찰관이 손님에게 내 차 안에 구토를 했는데 보상해줄거냐고 물으니까 고개를 겨우 끄덕이면서 주는 카드를 받아서 카드결제기로 결제를 마치고 영수증과 함께 건네주었다. 손님이 약간의 의식이 돌아오기 수십분 전에 지갑을 찾은 경찰관에게 그 카드로 택시요금을 계산할 수 있냐고 하니까? 안된다고 했다. 그리고 손님이 취중에 결제한 것을 나중에 기억 못하고 항의를 하면 답이 궁해질것 같아서 경찬관의 연락처를 부탁했다가 호되게 거절 당했다. 연락처를 줄 의무는 없다면서 요금, 세차비 보상을 받았으면 되었지 무얼 더 바라느냐 고 무리한 요구라는 듯이 말했다. 그렇지만, 의식이 거의없는 취객에게 최저의 세차 실비만 받고, 영업 못하는 시간 보상은 한 푼도 청구히지 않았는데도 말야. 보통 차 사고가 났을 때 내 차에 탄 손님에게 증언을 부탁하면 연락처를 알려주는데, 경찰관이 의무가 없다며 연락처를 못 주겠다고 그것도 아주 불쾌하게 나무라듯이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알았다고 하며 얼른 손사레를 치며 내 차로 가서 시동을 걸었다. 다시 그 경찰관이 와서 뭐라뭐라 했다.

40분에 걸쳐 동부간선도를 달려서 복지충전로 돌아왔다. 밤 12시 가까이 되었다. 진공청소기로 구토물을 제거하고 에탄올로 차 안을 소독했다. 택시 안 발판을 꺼내어 매트 세척기에 넣고 돌렸다. 걸레를 빨아서 차안의 구토한 부분을 어러 차례 닦아내고 다른 부분도 걸레질을 했다. 한 번 더 진공청소기로 혹 남아있을 지도 모를 구토물을 확실하게 없애도록 했다. 또 에탄올로 차 안을 소독을 하고 세탁한 발판을 차 바닥에 깔고, 쓰던 장갑을 벗어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손을 몇 번 세제로 씼었다. 마침 날씨가 따뜻해서 그나마 손이 얼지는 않았다. 새벽 1:30분 쯤 되었다. 집에 돌아와 비로소 저녁을 먹고 새벽 2시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 내가 취객에게 조심하는 원칙
ㅇ요금을 받기 위해 거친 욕을 하거나 몸싸움을 하지 않는다.
ㅇ 취객의 지갑에 손을 대지 않는다.
ㅇ 10분이 넘는 등 깨아날 기미가 없을 때는112번으로 경찰에 신고한다.
ㅇ 마지막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면 몇 만원의 요금을 포기한다.

※ 작성 후기
ㅇ 차 수리할 때 카센터 피씨에서 처음 작성을 시작하고
ㅇ 쉬는 날 검단산 가는 버스 안에서 추가 작성
ㅇ 등산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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